슬픔과 분노는 어떻게 사랑과 희망이 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책이 있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민족의 기원을 담고 있는 몽골을 찾아 떠나는 여정기 「솔롱고스가 이어준 몽고」에서 몽골 취재기를 기록한 오문수 교사가 이번에는 우리 네 인생의 질문과 해답을 주제로 정리한 네 권의 책을 펴냈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오문수 교사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어 16년 동안 쓴 1300여 편의 글을 모아 출판한 <꿈꾼 적 없던 길이>가 바로 그것이다.
하고많은 제목 중에 왜 하필 ‘꿈꾼 적 없던 길’이라고 했을까? 그가 펴낸 네 권의 머리말을 읽어보면 그가 살아온 이력과 글쓰기에 소질이 없던 학창 시절의 얘기가 그려져 있다. 글쓰기와는 전혀 인연이 없어 꿈꾼 적도 없다고 했지만 기자가 될 거라는 실마리도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2년간 중앙 일간지를 배달하면서 신문에 실린 유명한 기자나 작가들을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인생은 정해진 길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절대적인 힘에 의해 예정된 길로만 가는 숙명의 길이라면 재미없었을 것이다. 아니! 아무도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돌부리에 차여 길밖에 나뒹굴다 정신을 차려 새로운 길을 모색해 가는 인생이 더 값지다.
오문수 기자가 쓴 <꿈꾼 적 없던 길이>에는 평범한 교사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기만 했던 그가 50대 중반에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면서 지인들과 힘을 합쳐 지역언론사를 창간해 언론사 대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작가의 아버지 나이 9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나환자가 되어 소록도에 수용되자 남의 집에서 머슴으로 살았던 아버지의 굴곡진 삶을 옆에서 지켜보던 그는 삶이 주는 무게를 가늠해 보며 살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군 제대 후 용접공장에서 1년간 번 돈으로 25살에 대학 1학년이 된 그는 방학이면 이웃에 사는 타일공을 따라다니며 학비를 마련했다. 전남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 단과대학 총무부장이었던 그는 본의 아니게 광주항쟁에 휘말리게 되었고 정보기관의 사찰대상이 되어 대기업 취직의 기회를 놓쳤다.
운명일까? 나이 30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여수국가산단에서 설립한 명문사립학교에서 평범한 교사로 재직 중 교육 비리의 희생양이 되어 피눈물을 흘렸다. 기자로서의 소양을 쌓기 위해 육법전서 요약본을 5번 독파하고 글쓰기 자료집 30권을 읽은 그는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됐다.
주변 환경을 바꾸면 슬픔도 기쁨으로 바뀐다. 마음이 피폐해지고 건강까지 잃은 그는 아픔을 잊기 위해 국내외 여행을 하면서 마음을 추슬러 갔다.
<꿈꾼 적 없던 길이>에는 세계 여행하며 쓴 글이, <한국은 멋진 나라>에는 국내 여행하며 쓴 글이, <저 인물들 한이 많아>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특히 <흉허물 없는 사람 있소?>는 그의 곁을 떠나간 사람들을 못내 그리워하며 썼다. 그의 글은 KBS 인간극장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국내 모든 종편 리포터로부터 전화를 받기도 했다. 지인과 함께 100여 개의 국내 섬을 돌아보고 5대양 6대주를 돌아본 그는 “분노로 치를 떨며 복수를 다짐했던 과거는 잊고 승화의 길을 간다.”고 했다.
요즈음 건강을 되찾고 편안해진 그가 말했다.
“걸레스님으로 알려진 중광스님이 묘비명에 ‘괜히 왔다 간다’고 썼지만 나는 ‘괜찮게 살고 간다’고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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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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